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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끝마치며


 마지막날 아침이 밝았다. 해외여행의 마지막날은 보통 없는것과 같다고 보면된다. 특히 우리가족은 오전11시발 비행기여서 노보리베츠에서 호텔 조식을 먹고 렌트카를 타고 신치토세 공항으로 이동했다. 느긋하게가면 1시간이면 간다. 렌트카 반납장소[도요타 렌터카 신치토세 공항점]을 네비로 찍고 공항근처로 오면 도요타 렌터카 말고도 다양한 종류의 렌터카 회사들이 밀집해있다. 훗카이도는 일본 본토사람들도 여행시 차를 가지고 오기 불편한 지역이여서 렌터카가 활성화 되있다. 렌터카를 반납하면 주유량을 확인하고 풀 주유가 안되있으면 렌터카 회사내의 주유소에서 주유를 한후 보증금에서 주유비를 제하고 남은 돈을 돌려준다. 나는 보증금 3천엔인데 주유비가 2천8백엔쯤나와서 추가금은 없었다.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하면 우리나라의 인천공항처럼 언제나 출국심사를 하는것이 아니라 출발 2시간 전쯤 부터 각 항공사마다 티케팅을 하고 물품검사를 실시한다. 일찍들어가서 면세점에서 쇼핑이나 해야지 라는 생각은 안하는게 좋다. 공항이 생각보다 작아 면세점에도 특별히 살만한 것들이 없다. 우리가족은 삿포로 클레식 맥주, 초콜릿, 냉동대게를 산게 전부였다. 사람들 보니 초콜릿을 기념품으로 쓸어담듯이 사가더라.


 기념품하니 생각나는데 우리가족은 해외여행시 기념품을 잘 안산다. 옛날에는 해외여행은 물론이고 국내여행때도 작은 기념품을 많이 사곤했다. 하지만 선물이라는게 언제나 상대방의 마음에 들 수는 없고 실용적이지 않기때문에 쌓이고 쌓여서 처치곤란한 애물단지가 되곤한다. 그래서 우리가족은 해외여행시 별다른 기념품을 서로 주지않고 받지않는다. 그나마 주고받는거라곤 먹을수 있는것들이다. 술이나 과자나 특산물 커피 차 같은것들인데 이번에는 10년만의 가족여행이여서 그런지 아버지가 뭔가 사주고 싶었나보다. 특별한 것을 주기에는 서로 부담스럽고 해서 첫날 오타루에서 구입한것이다.



[오토루 유리공예점에서 구입한 선물]


[이게 무엇인고 하니]


[이렇게 쓰는거다!]


 이번 가족여행때 아버지가 말했다. 옛날에 누나와 내가 어릴때는 자신이 어른이고 누나와 내가 어린애 였었는데 이제 누나와 내가 어른이라고 자신과 엄마는 어린애가 된거 같다고, 호텔을 예약하는것도 음식을 주문하는것도 길을 묻는것도 대화가 통하지않으니 할 수 있는게 없는거 같다고 웃으면서 말하셨는데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조금 슬퍼졌다. 나에겐 그까짓 해외여행 그까짓 외국어였는데 부모님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나보다 많이 배우시고 많이 아시고 능력도 좋은 아버지가 이런 사소한일에서 주춤하시는게 싫었다. 일본에서 간단한 일본어를 말해보고 싶으셨던지 아버지가 '고마워요' 가 일본어로 뭐야? 라고 물었을때 열심히 가르처주지 않는 내가 부끄러웠다. 결국 감사합니다 라고 한국어로 당당히 외치는 아버지께 미안했다. 다음에 여행갈때는 좀더 친절하고 좀더 열정적으로 가르처 드려야겠다.


 같은장소를 가도 누구와 가느냐는 많은 차이가 난다. 가족여행, 연인끼리, 친구와, 혼자하는 여행들은 각각의 재미와 배울점이 있다. 매번 혼자여행을 다니다 가족여행을 다녀오니 많은것을 느겼다. 사람이라는게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같이한 추억이 없다면 모여도 할 이야기가 없다. 가족도 마찬가지다 나와 누나는 부모님과 떨어저산지 오래되서 이렇게 시간을 내서 같이 추억을 만들러 가는게 정말 좋았다. 여행을 다녀오며 가족모두 이번겨울에도 어딘가 가자 적어도 1년에 한번은 같이 여행을 다니자며 다짐했다.



[가족?사진]




2015/08/31 - 3박4일 훗카이도 가족여행 - 준비편


2015/09/01 - 3박4일 훗카이도 가족여행 - 1일차 [오타루]


2015/09/03 - 3박4일 훗카이도 가족여행 - 2일차 [후라노/비에이]


2015/09/10 - 3박4일 훗카이도 가족여행 - 3일차 [모에레누마 공원/노보리베츠]